안녕하세요! 지구촌특파원 팽팽이입니다.
오늘은 몰턴 푸드 페스티벌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해요.
여러분은 몰턴(Malton)이라는 지역을 아시나요? 몰턴은 제가 살고 있는 요크와 약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인데요.
작은 마을이지만 공원과 식당들이 많아서 당일 치기 여행에 딱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몰턴은 제 기숙사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843번 버스를 타고 환승 없이 도착했습니다.
버스 티켓 가격은 2파운드였고, 티머니나 미리 티켓을 끊을 필요 없이 버스에 타서 버스 기사분께 인원수를 말씀 드리면
카드결제로 티켓을 받을 수 있어요.
몰턴을 가는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요크도 시골 동네이지만, 가는 길은 정말 밭, 초원, 농장으로 이루어진 영국 시골의 풍경이더라구요.
저는 자연, 소박한 동네, 시골 같은 풍경을 좋아하는 편이라 버스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어요.
(양쪽에 소들이 보이시나요!)
또 신기했던 건, 가는 길 중간중간 소와 양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는 것! 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동물들을 보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어요. 저렇게 자유로운 자연을 즐길 줄 아는 동물들을 좁은 우리에 넣고 키우는 게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깨닫게 되기도 했구요.
그렇게 약 1시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몰턴!
도착하자마자 길거리엔 페스티벌 위치를 알려주는 팻말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지도를 보지 않아도 길 곳곳에 화살표들이 있어 찾기가 쉬웠어요!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이 디저트 부스!
층층이 쌓여져있는 색색깔의 디저트들이 너무 아기자기 귀엽지 않나요?
한국에선 보지 못했던 다양한 종류의 쿠키와 케이크들이 마치 어렸을 때 봤었던 하이틴 영화, 드라마의 파티 장면 같기도 했어요.
‘평범한 날, 케이크 한 개를 통으로 사 숟가락으로 퍼먹는’ 멋진 어른이 되는 게 꿈이었던 저는 모든 케이크를 다 사서 쌓아두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자제했답니다...!
친구는 사진 오른쪽 아래 당근 데코가 되어 있는 Carrot cake 쿠키를 샀는데 너무 맛있더라구요! 쿠키 가격은 하나에 3.5파운드
(작성일 기준 6,153원)였어요.
몰턴 푸드 페스티벌의 특징은 음식보다는 식재료가 조금 더 많았다는 건데요, 아무래도 풀 네임이 Malton Harvest festival이다보니,
각 소상공인들이 직접 재배했거나, 직접 만든 식재료들을 많이 팔고 있었어요.
그 중에도 많이 눈에 띄었던 건 바로 치즈!
영국에 오기 전까지 제가 알고 있었던 치즈 종류는 모짜렐라, 파마산, 체다 치즈... 정도였는데, 영국에 오니까 정말 많은 치즈 종류들이 있더라구요. 톰과 제리에 나올법한 구멍이 송송 뚫린 에멘탈 치즈부터 생강 같은 재료를 섞고 달달한 맛을 낸 감칠맛 가득한 치즈까지! (저는 생강을 정말 안
좋아하는데 생강 치즈는 정말정말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영국인 친구와 함께 도전해본 저 Hot이 세 번이나 적혀있는 치즈는,,, 정말 맵더라구요! 솔직히 영국에 와서 ‘spicy’, ‘hot’이라고 적혀있는 것들 중에 한국인 입맛에 매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저 치즈는 정말 매웠어요. 제 입맛에는 불닭소스 정도의 맵기로 느껴졌어요. 알싸하고 매콤한 할라피뇨 같은 매운 맛이라, 한국인인 저한테 더 익숙치 않은 매움이기도 했구요.
영국인 친구는 자기 입맛엔 그렇게 맵지 않다며, 크리스마스 때 치즈 플래터에 올린다고 몇 덩어리 사갔는데... 한국인 자존심이 좀 꺾이는
순간이었달까요 ㅎㅎㅎ
술도 팔고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시음해볼 수 있었어요. 술을 파는 부스도 꽤 있어서 돌아다니며 다 시음하다보면 꽤 알딸딸한 상태로 집에
돌아갈 수도 ㅎㅎㅎㅎ
저는 여러 부스 중 사진에 보이는 부스에서만 술을 시음해봤는데, 제가 시음해 본 건 오른쪽에서 두 번째인 술였어요.
이름은 좀 뭐시기 저시기하지만 제 최애 과일 중 하나인 패션후르츠가 들어간다길래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도수도 11도 정도로 한국 소주보다 더 약한데 과일의 달달한 맛이 가득 나는 위험한 술(?)이었어요.
검색해보니 가격은 약 4만 7천원 정도로 꽤 나가네요.
친구들과 놀 때 마시기 보단 한 병 정도 사놓고 좋은 날, 혹은 연인과 특별한 날 마시기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돌아다니다 먹은 저의 점심은 Scotch egg예요. 여러분은 혹시, 스카치 에그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 날 처음 들었는데요. 반숙으로 삶은 달걀 겉에 다진 고기를 둘러 튀기는 음식이에요. 겉으로 봤을 땐 고로케나 돈까스 같은 비주얼이죠?
스카치 에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제 친구는 초리조 (Chorizo, 매콤한 맛이 나는 고기) 저는 BBQ를 골랐어요.
(영롱해보이는 노른자 보이시나요?)
사진이 돌아갔는데, 중간에는 저렇게 완벽하게 삶아진 반숙 계란이 저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역시 삶은 달걀은 반숙이 진리, 여러분도 아시죠?!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조금 퍽퍽하고 소스가 없어 그저 그랬지만 한 번쯤 도전해볼만한 음식 같아요. 여러분도 영국에 오신다면 피시앤칩스 말고도
스카치 에그를 한 번 시도해보세요!
몰턴 푸드 페스티벌에 단지 ‘음식’만 있는 건 아닌데요. 음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품 (그릇 등) 도 팔고 부스 끝쪽으로 가면 빈티지 소품들을 파는
가게들도 많진 않지만 몇 개 있었어요.
그리고 만난 한국인으로서 안 살 수 없는 ‘마늘 까는 도구’... 저기 동그랗게 생긴 빨간 고무 안에 마늘을 넣고 굴러주기만 하면 마늘이 쉽게
까지더라구요! 왠지 한국 시장 어디선가 팔 것 같은 친숙한 비주얼이라 더 눈이 갔어요.
한국에서도 안 샀던 마늘 까는 도구를 왜 갑자기 영국에서 사냐, 한다면 영국 마트에는 보통 깐마늘이 없어요! 한국만큼 마늘을 많이 소비하지 않아서 그런지, Sainsbury‘s 같은 대형 마트에도 통마늘만 있을뿐 깐 마늘이 없더라구요.
그러나 저같은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선 한 번에 많은 양의 깐마늘이 필요한데... 일일이 손으로 까고 있자니 정말 힘들더라구요. 저 마늘 까는
도구는 3파운드였고 보자마자 바로 구매했답니다! 아직 사용해보진 않았는데, 사용해보고 괜찮은지 후기도 알려드릴게요.
식재료나 음식을 파는 부스에서 조금 벗어나 걷다보면 작은 가게들이 나오는데, 저와 친구는 서점에 한 번 들어가봤어요. 가게 바깥쪽은 인테리어
소품들을 팔고 가게 안쪽엔 책들을 팔더라구요.
사진은 소품 진열대에서 만난 귀여운 난쟁이 친구들이에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지 모자를 많이 눌러썼네요. 저는 왠지 난쟁이 하면 귀여운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서양에서 보는 난쟁이 소품들이나 인형들은 저렇게 수염이 덥수룩 난 아저씨 (?) 같은 비주얼이더라구요. 백설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장이 같죠?
축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들 이외에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건, 강아지들이었어요! Dog friendly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강아지를
데리고 엄청 많이 왔더라구요. 강아지 음식을 파는 부스도 따로 있었어요.
저는 동물들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걸어다닐 때마다 매번 힐링이었답니다! 친구가 치즈를 사는 동안 옆에 제 최애 견종인 리트리버가 있길래
주인분한테 슬쩍 말을 걸어보았어요. 너무 귀엽다고 칭찬해주시니까 강아지 자랑을 막 해주시더라구요 ㅎㅎㅎ
역시 내 자식 예쁘다고 하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
저 강아지 이름은 덱스터라고 해요! 너무너무 귀여운 얼굴로 저를 쳐다봐서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리고 여러분, 언제나 강아지를
쓰다듬기 전 ’Can I pet?‘ 이라고 동의를 구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그리고 거의 집에 돌아가는 길에 보았던 너무 웃기게 생긴 헬로키티와 푸 솜사탕. 우울해보이는 푸가 너무 귀엽지 않나요? ㅎㅎㅎㅎㅎ
그렇게 축제 구경을 하다가 빠져나와서 영국스럽게 쿠키와 차를 먹었어요.
저는 원래 커피를 진짜 필요할 때 아니면 잘 안 먹어서 차 종류가 엄청 많은 영국의
카페가 참 좋아요.
그렇게 다시 요크로 돌아와서 Red Goat라는 피자 집에서 피자를 먹고, 친구와 헤어졌어요.
저는 축제를 돌아다니느라고 몰턴 마을 자체를 많이 돌아다녀보지는 않았는데, 잠깐 들렀던 castle gardens도 너무너무 예쁘고 평화로웠어요.
사람이 너무 많이 않아서 조용한 걸 좋아하는 저에게 딱 적합하더라구요.
이렇게 몰턴 푸드 페스티벌을 다녀온 하루에 대해 적어보았는데요.
앞으로 더 다양한 곳, 조금 더 먼 곳들도 여행 다니면서 더 자세한 이야기들과 일상 담아오도록 노력할게요!
이상 지구촌특파원 팽팽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