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공부하면서 고우해커스 사이트에서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시험 후기를 작성합니다.
<영어 베이스>
수능영어 1등급 (만점에 가깝긴 했습니다) / 토익 900점대 초반 (카투사 준비 때문에 1주일 공부, 광탈) / 해외 경험 X
수능하고 토익 점수가 준수하긴 하지만 토플을 공부하는 분들 중에서 특출난 베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한국 교육 과정을 잘 밟은 토종 한국인 모범생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기간 & 결과>
2024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올해 2월 24일 오후에 첫 시험을 봤습니다. 학원을 다니거나 인강으로 공부하지 않았고, 교재와 테스트 글라이더만을 이용했습니다. 편차가 크긴 하지만 하루에 6시간 정도 투자한 것 같습니다. 글 작성일 오전에 점수를 확인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Reading: 30 / Listening: 30 / Speaking: 23 / Writing: 26
<Voca>
해커스 초록색 단어장을 달달달 외웠습니다. 평소에 암기는 잘하는 편이라 2주 정도 투자하여 1회독을 하였고, 그 후에도 복습을 꾸준히 했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단어장 맨 뒤편의 Index만 보고 단어의 뜻을 모두 말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도 없었고, 이 이상의 단어를 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추가로 단어를 외우지는 않았습니다. 간혹 해커스 교재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를 모두 외우는 것을 추천하는 글도 있었는데, 전공 용어도 많아 비효율적이고, 토플 시험이 모든 단어를 다 알아야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시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번의 시험이었지만 단어를 몰라서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Reading>
해커스 정규 교재와 액츄얼 교재를 공부했습니다. 한 지문 당 18분 정도가 할당되지만, 실제 시험에서의 긴장을 대비하기 위해서 타이머를 15분으로 맞추고 풀었습니다.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실제 시험장에서도 8분 정도가 남아 검토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토플 리딩 지문이 길기만 할 뿐이지 문장 구조나 내용의 측면에서 수능 영어보다도 쉽습니다. 어휘 수준이 좀 더 높은 것 같기는 하지만 이건 단어장을 외우면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인 것 같습니다. 24일 오후 시험 리딩은 고우해커스에서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제 체감으로는 정규 교재랑 난이도가 비슷했으며 오히려 실제 문제가 더 깔끔하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어휘 문제는 정규 교재가 훨씬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시험을 한 번만 봐서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사설 리딩 문제의 어휘 문제들이 실제 어휘 문제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설 어휘 문제는 틀리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실제 시험에서나 ETS 출판 Official Guidebook에서 나오는 어휘 문제는 모르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이에 관하여 의견이 있으신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Listening>
귀여운 수준의 수능, 토익 리스닝만 경험해 봤다가 처음 문제를 봤을 때 당황했던 영역이었습니다. 처음 한 달의 대부분은 리스닝 영역에 투자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Speaking/Writing 영역이 듣기 능력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리딩과 마찬가지로 해커스 정규 교재와 액츄얼 교재를 공부했습니다. 고우해커스 후기에 따르면 요즘 리스닝이 정말 어렵고, 24일 오후 시험도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지만, 과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듣기 지문의 수준은 정규 교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정규 교재의 Lecture Topic 부분은 실제 시험보다 오히려 더 어려웠습니다. 또한 실제 시험의 문제가 더 깔끔하게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정규 교재를 공부하면서는 다 들었음에도 헷갈리는 문제가 많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막힘없이 풀 수 있었습니다. 액츄얼 교재는 더욱 실제 시험과 난이도 차이가 심한데, 특히 헷갈리는 선지가 많았고, 스크립트와 해설을 보고서도 답이 왜 답이고 오답이 왜 오답인지 납득이 안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마 리스닝 영역은 한 번 집중력을 놓치면 타격이 커서 실제 시험의 난이도가 과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긴장 하며 듣고 푸는 연습을 하시면 실제 시험이 더 쉽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액츄얼 교재를 풀어야 하는 이유도 이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문제보다 훨씬 어렵지만 그 덕분에 긴장하며 푸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액츄얼 교재를 풀며 한 회차에 5개까지도 틀려보았고, 요즘 리스닝은 액츄얼 교재와 비슷하다는 엄포(?)를 많이 봐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실전처럼 연습을 했다면 시험이 액츄얼 만큼 어렵게 느껴지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트테이킹도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실제 시험에서 노트 테이킹을 단 한 글자도 하지 않았습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기도 하고, 멀티 태스킹이 너무 안되는 사람이라 노트테이킹에 신경을 쓰면 더 많은 문제를 틀렸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에도 필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노트 테이킹이 중요하다고 해서 연습도 해봤지만, 결국 적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노트 테이킹을 해야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아 정답은 없는 것 같고, 노트 테이킹 하는 정도를 실험해 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Speaking>
마의 스피킹 영역입니다. 저도 23점 밖에 받지 못해서 제가 의견을 제시할 자격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슷한 점수대의 분들에겐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1번 독립형 문제는 많은 주제에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근거들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는 해커스 정규/액츄얼 교재 밖에 없어서, 그 모범 답안에 사용된 이유 중 다른 주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내용을 숙지했습니다. 예를 들어 액츄얼 첫 회차 첫 문제는 '패스트푸드 vs 다른 음식들'이었고, 모범답안의 이유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였습니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는 '기숙사 vs 자취'에도 쓰일 수 있고, 'online 강의 vs offline 강의'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제 시험때는 대학 입학 전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좋은지 아닌지 였는데, 빨리 공부를 시작해서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답을 했습니다. 이런 general한 이유들을 10가지 정도 자주 사용했던 것 같고, 어차피 detail은 주제에 따라 즉흥적으로 마련해야 해서 문장을 따로 외우지는 않았습니다.
2~4번 통합형 문제는 노트 테이킹을 잘 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리스닝과 마찬가지로 실험을 많이 해서, 너무 많은 내용을 적는 것 보다는 동사와 고유 명사 위주로 필기를 하는게 제게 가장 잘 맞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여러분들도 직접 실험을 해보시면서 본인에게 최적화된 필기 방법을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 멀티 태스킹이 안되는 관계로 모든 내용을 듣고자 하지도 않았습니다. 보통 메인 이유+짧게 설명 1문장+예시 1~2문장 정도로 한 문단을 말했기 때문에, 각 부분에 말할 내용을 찾아서 적으면 손을 멈추고 리스닝에 집중했습니다.
템플릿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통합형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매번 같기 때문에, 답안의 구조가 수렴하는 것 같긴 했습니다. 예를 들어 4번 문제의 경우 거의 언제나 메인 주제에 맞는 카테고리 2개와 각각의 예시가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답변의 구조는 항상 아래와 비슷했습니다.
The professor explains about (화면에 나온 문제 그대로 읽음)
First, the professor discusses (카테고리 1), which means that
For example, (예시 1 설명)
Second, the professor discusses (카테고리 2), which means that
For example, (예시 2 설명)
이 형태에 집착한다기 보다는, 문제 유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렇게 말하게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Writing>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정규/액츄얼 교재로 공부했습니다. 통합형 문제를 위해서 Speaking과 마찬가지로 최적의 필기 방법을 위해 많은 실험을 했고, 결국은 최대한 적지 않는 방향을 채택했습니다. 어차피 리스닝은 리딩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리딩을 최대한 잘 이해하고 리스닝을 집중해서 듣는다면, 다시 리딩 지문을 보았을 때 화자가 어떻게 반박을 했는지 기억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고유명사와 키워드 위주로만 노트 테이킹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자가 통계적 증거가 있다고 하면, 종이에는 'stat'으로 적었습니다. 토론형의 경우 따로 준비를 많이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피킹 독립형에서 택했던 브레인스토밍 전략이 토론형에서도 유용했고, 글을 쓰기 위한 expression은 writing 통합형을 대비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다만 일생동안 정보를 받아들이는 공부만 한 터라, 제게서 정보를 끄집어내고 쓸 때 문법적 오류가 많았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저는 Grammarly를 사용했습니다. 글을 완성한 후에, Grammarly로 검사를 해서 문법 오류를 확인했습니다. 자주 만드는 실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를 위주로 공부해서 문법 실수를 줄였습니다. 통합형 문제는 시간이 꽤 남는편이어서 쓴 글의 문법을 검토했고, 토론형의 경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동사의 시제와 수의 일치만 확인했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여서).
<TestGlider>
해커스 정규+액츄얼 세트 위주로 공부를 했지만, 컴퓨터 창으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TestGlider를 결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리딩의 경우 종이와 대비되는 빈약한 가독성에 대비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난이도도 실제 시험과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답안을 보아도 납득되지 않는 문제가 조금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연습용으로 쓰되 모든 문제 하나하나를 분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스닝의 경우 역시 실제 시험과 비슷한 난이도 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성우가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 밖에 없는 것이 작은 단점이고, 리딩과 마찬가지로 답안을 보아도 모르겠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스피킹의 경우 제 실제 점수를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12개의 회차 중 8개에서 23점을 받았고, 나머지는 24점이었습니다. 실제로도 23점을 받았습니다. 다만 리스닝 부분이이 다른 교재나 실제 시험에 비해 어려운 감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리스닝을 못해서 스피킹 점수가 낮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 리스닝 실력을 향상시키는게 말하기 연습보다 우선 같습니다). 점수 예상 외에도 실제 시험 진행 방법으로 모의고사를 연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라이팅의 경우에도 제 실제 점수를 유사하게 예측했습니다. 스피킹보다 편차는 크지만 12개의 회차에서 25~28점의 점수를 받았고, 실제 시험에서 26점을 받았습니다. 오프토픽도 잡아주나 궁금해서 다른 회차의 답안을 입력해 보기도 했는데, 0점이 나온 것으로 봐서 어느정도 체크는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험과 기준이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AI가 채점하는거라 내용을 디테일하게 체크하지는 못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7개의 회차는 영역별로 풀고, 5개의 회차는 실전처럼 풀었습니다. 후자의 경우 107, 108, 108, 109, 110 점(시간 순 X) 이 나와서 실제 결과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해 주었습니다.
<Official Guidebook>
ETS에서 출판한 공식 가이드북도 공부를 했습니다. 솔직히 설명을 읽지는 않았고, 영역별 연습문제 + 실전테스트 4회차를 풀기 위함이었습니다. 멍청하게도 6판(개정 전, 라이팅에 토론형대신 옛날 독립형이 있음)을 구매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험과 난이도 & 문제 스타일 면에서 가장 비슷했습니다.
<공부 루틴>
처음 30분은 단어를 외우고, 하루 동안 10번정도 짧게 복습을 했습니다. 실제 시험 순서와 맞게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을 공부했는데,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리딩, 리스닝의 경우 하루 두 회차를 실전처럼 풀었고, 리딩은 복습하지 않았습니다. 리슨닝의 경우 다시 한 번 들으며 안들리는 부분을 체크했습니다. 스피킹의 경우 연습을 많이 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매일 새 회차를 하나 풀고, 전날 전전날에 푼 세트도 다시 한 번 풀었습니다. 안들리는 것이 문제는 아니고, 노트테이킹 연습과 말하는 연습이 필요했던 것이라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Writing 영역의 경우 하루에 두 세트를 풀고 문법을 체크했습니다.
<결론>
실제 시험은 한 번만 봐서 말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우해커스 후기와 비교해 볼 때 시험 난이도는 정규교재 수준인 것 같습니다. 요즘 시험은 액츄얼급이라는 의견도 많지만, 평소에 긴장해서 시험보는 연습을 많이 한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저도 저런 의견을 보고 겁을 많이 먹었기 때문입니다. 시험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고, 토플 같은 시험에는 특히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장은 좋지만 겁을 먹는다면 들릴 것도 안들려서 시험이 더 어렵게 느껴질 뿐입니다. 설령 연습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시험 직전에는 자기 최면이라도 거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주말까지 한가하여 종종 질문에 답을 할 예정입니다. 댓글에 질문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