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구촌 특파원 9기 우츄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6개월 간의 일본 교환학생 생활을 돌아보고, 끝으로 지구촌 특파원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저의 간단한 회고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 칼럼까지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월
: 저는 9월 7일에 일본으로 도착하는 비행기를 탑승했었어요. 사실 8월 막바지까지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모았었고, 또 그 전까지 친구들과 정신없이 마지막(?) 약속을 잡느라 놀러다녔기 때문에, 마음 놓고 출국 준비를 할 수가 없어서 급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제가 아이폰 사용한 이후로 처음 알았던 사실인데, 한국 항공사에서는 이렇게 휴대폰을 통해서 항공권 예매를 하면 바로 비행 스케줄을 캘린더에 넣어주더라구요,,,? 처음에는 정말 신세계였는데, 돌아가는 한국 비행기 표를 끊은 이번에도 그렇게 되길래 현대 문물의 발전에 정말 감탄했답니다…. 처음 올 때는 에어부산 항공,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진에어 항공을 이용하는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같이 대형 항공사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신기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일본에 온 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믿기지 않기도 하고, 한국이랑은 또 대학가 풍경이 너무 달라서 이렇게 매일매일 같은 곳에서 같은 사진을 몇 장씩이나 찍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그냥 일반 대학생처럼 쳐다도 안 보고 지나가는 길이지만….ㅎ
한국에도 세븐일레븐이나 패밀리마트(cu)는 있지만 로손은 정말 처음이어서 이것도 막 찍어댔었네요… 참고로 로손에서 파는 가라아게쿤 정말정말 맛있으니까 일본 여행 오시면 꼭! 드셔보세요. 제 원픽 맛은 레드 가라아게쿤이랍니다
저는 여기 교환학생에 오기 전에 단 한 번도 오사카를 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 도톤보리도 처음이었어요! 9월은 역시나 처음인 것 투성이라서 매일매일이 새롭고 왠지 하루가 길게 느껴졌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술 마시러 가면 거의 단골 손님 처럼 가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ㅎ 처음 도톤보리 갔을 때 강을 보면서 마셨던 맥주가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ㅠㅠ 일본은 9월까지도 기온이 36도 이렇게 올라갔어서, 밤이나 되어야 겨우 살 것 같았거든요.
10월
10월쯤 되니 드디어 적응을 끝내고 이곳저곳 놀러 다녔던 것 같아요! 이렇게 옷 쇼핑 하러가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번역기를 돌려서 보여주는 기막힌 영업사원도 만나보고,,,
이 때 쯤 되니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한국 음식이 땡길 때가 너무 많아져서 이렇게 한국 음식점도 찾아가기 시작하고 그랬어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10월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혼자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전에는 일본어에 대한 걱정도 많았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는데 10월쯤 되니 일본어도 나름 잘 들리고, 수업에도 적응하기 시작해서 이렇게 다음날 수업이 여유가 있는 날이면 고베같이 가까운 여행지는 혼자 떠났던 것 같아요. 참고로 저는 집순이어서 정말 여행같은 것들을 안 하는 타입이었는데, 같이 교환학생 온 친구들 중에서는 주말에 갑자기 혼자 교토에 갔다오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는 도쿄에 갔다오는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가을옷을 받기 위해 처음으로 ems도 받아봤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게 한국에서 신청할 수 있었고, 2주 정도는 걸릴 거라고 생각했던 예상과는 완전 다르게 4일 정도만에 배송되더라구요. 제가 한국의 배송 서비스를 너무 얕봤다는 느낌이…^^
그리고 이렇게 할로윈이 지나기 전에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야무지게 갔다왔답니다 ㅎㅎ
할로윈에 진심인 일본 답게 이렇게 미스터 도넛에서도 할로윈 특집으로 나온 도넛을 먹어봤어요
이번 크리스마스 콜라보 도넛은 크리스피 크림 도넛에서 구매해볼까 생각중이에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일본에 여행 오기 가장 좋은 날씨는 10월인 것 같아요…
9월은 아직 너무너무 덥고, 11월이 돼도 그렇게 추워지지는 않지만 낮이 짧아지기 때문에 ㅠㅅㅠ
10월이 딱 낮에는 따듯하고 밤에는 선선할 때라서 옷차림도 가볍게, 이곳저곳 길게 돌아다닐 수 있는 마지노선인 것 같아요. 이 때 갔던 교토-청수사도 딱 10월 중하순에 갔는데, 가디건 하나로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답니다!!
참고로 할로윈 당일 도톤보리의 에비스 다리에는 현재 일본의 최인기 애니메이션 수준인 체인소맨의 주인공 체인소맨 코스프레를 한 사람이 이렇게 있었답니다… 이런 걸 실제로 하는 사람을 처음 봐서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11월
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축제도 열리고, 술도 많이 먹으러 다닌 ㅎ… 시기입니다!
제가 쓴 칼럼에서도 몇 번 등장한 것 같은데, 학교 축제의 점등식이 정말 예뻤어요.
이건 한자 수업에서 사용했던 교재입니다! 제가 인생에서 들어본 수업 중에 제일 재미 없는 수업이었어요…
사실 밥값을 아끼기 위해 이렇게 몇 주동안 도시락을 싸서 다닌 적도 있어요. 저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즐겨해서 딱히 어렵진 않았는데, 저는 교환학생이라 듣는 수업이 몇 개 없어서 오히려 집 와서 먹다 보면 사 먹는 게 경제적일 수도 있겠더라구요,,,^^
그리고 역시나 크리스마스에 홀딱 빠져서 11월 12일부터 백화점 같은 곳들은 전부 이렇게 크리스마스로 도배되어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너무너무 따뜻해서 이 때 쯤에서야 슬슬 단풍이 들기 시작했었어요 ㅋㅋㅋㅋㅋㅋ
12월
이 때부터는 모든 생활이 익숙해져서 사진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드는데요…^^
12월 4일에 실시되었던 JLPT 시험을 보러 가기 전 날 밤에 루틴이나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뒀었어요 ㅋㅋㅋㅋ 물론 저렇게 계획하고 당연히 실제로는 저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국룰이죠… 여러분은 jlpt 볼 때 꼭 전자 기능 없는 손목 시계 미리미리 챙겨 두세요.. 흑
오코노미야끼나 타코야끼는 오사카 인근 지방에서 유명한 음식이라 많이 먹었었는데, 몬자야끼는 이 때 처음 먹어봤어요. 오코노미야끼와는 달리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잘게 다져서 얇게 펴 먹는 음식이더라구요! 고베게 있는 곳이었는데, 다른 철판 요리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요리였어요.
여러분 만약 교환학생을 일본으로 오신다면,,, 꼭 ‘운동부 애들이 많이 가는 맛집’을 한 번 탐색해보시길 바라요… 이런 곳은 대부분 메뉴는 다양하진 않지만 가격이 싸고, 면추가나 밥추가, 셋트 같은 것들이 무료이거나 아주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약간 우리나라에서 맛집 가려면 간판이 허름하거나 골목에 있어야 한다는 그런 빅데이터처럼… 꼭 운동부 애들이 많이 가는 곳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한 번도 코코 이찌방야라는 카레 집을 본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도 아주 유명한 카레 체인점이라고 하더라구요?! 매운맛도 단계별로 다양하게 선택 가능하고, 밥양, 토핑 추가 같은 것들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명한 카레 체인점이에요. 한국인 입맛에서는 4단계 정도 먹으면 오~ 맵네~ 하면서 먹을 수준이더라구요. (일본에서는 아주 극악무도한 맵기라고 합니다)
겨울이 되어도 여전히 학교는 예쁘더라구요.
학교에 연못이 있는 건 시각적으로 정말 큰 메리트같아요…
이렇게 아주아주 간단하게 저의 지금까지 일본 교환학생 생활을 돌아봤는데요.
사실 저는 교환학생 오기 전까진 일본에 별 생각이 없다가, 오히려 교환학생 생활을 한 이후에! 역으로 일본에 너무너무 다시 오고 싶어졌어요. 일본 워홀이나 취업 생각도 정말 추호도 없었는데, 한국 돌아가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싶을 정도로요. 그렇게 느꼈던 점은 여러 개가 있는데, 우선 자국민이 아니다보니 느낄 수 있는 적절한 거리감이 저는 오히려 편했던 것 같고, 대학생들이 한국보다 취업 경쟁에 몰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부러웠고, 무엇보다 술이 좀 싸게 느껴져서…ㅎ 이런 것들이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한국의 속도-배달음식, 행정처리, 택시 같은 것들-은 정말 세계 어디에서도 따라올 수 없다고 안 그래도 느끼는데, 이렇게 느린 나라 일본에 있다보니 진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로직으로 움직이는 체계들이 많아서 답답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긴 했어요 ㅎㅎ jlpt 수험표가 종이로 날아오는 게 정말 충격적이었거든요….
처음 교환학생을 목표로 했을 때, 저는 딱히 어떤 나라에 흥미가 있다기보다는 한국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좀 쉬고 싶었고, 대학 생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새로운 시야를 갖고 싶었어요. 물론 언어도 목적 중에 하나였구요.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정말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왔기에 저런 것들을 모두 이루고 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학생이었으면 좀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거든요 ㅎㅎ…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단 걸 배우게 됐고, 일본의 좋은 점도 보다 더 알게 되었구요. 앞으로 누군가 저에게 교환학생에 대해서 어떤 감상이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너무너무 좋았고, 가능하다면 다른 분들도 꼭! 한 번쯤 하면 좋겠는 경험이라고 말 하고 다닐 것 같아요.
저는 글을 재미있게 쓰는 데에는 소질이 없어서 다들 제 칼럼을 읽어주실 때마다 고역이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매일 행복하시고, 평생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